요즘 같은 계절엔 아무래도 무거운 향은 부담스러워져서, 지인이 직구로 들였다기에 호기심에 제 손목에도 한 번 시험해 보았습니다. 첫 향은 확실히 시원합니다. 잘 익은 그라니 스미스 사과와 파인애플의 달큰하고 톡 쏘는 듯한 과즙 향이 마치 청량음료처럼 터져 나오더군요. 문제는 이 친구가 전혀 뒤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합성적인 바닐라의 단맛이 엄청난 기세로 밀고 올라오는데, 이게 프루티한 오프닝과 도저히 한 몸으로 느껴지지 않고 각자 따로 놉니다. 여기에 시더우드가 제 역할을 못 해줘서 향이 무게 중심을 못 잡고 계속 붕 떠 있어요. 결국 두통이 약간 올라서 손목을 씻어냈습니다. 십대 후반을 위한 축제용 보디 스플래시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더군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