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올영 들렀다가 그냥 이것저것 시향이나 해보자 싶었는데... 손엔 에일리언 여신인텐스 30미리짜리 쇼핑백이 들려있당 ㅋㅋㅋ 지난달에 산 불가리 만 레이디도 아직 10번도 안 뿌렸는데 미쳤나봐진짜
솔직히 말해서 이 향수 내 취향 절대 아닌 거 알면서 샀다. 코코넛? 바닐라? 앰버? 이런 달달한 계열진짜 조심스러워하는 편인데... 왜샀냐면 첫 스프레이에 베르가못이 터지는 그 순간이너무 황홀했어요... ㅠㅠ
자 이제 현실적인 후기갈게요
일단뿌리자마자 베르가못 상큼함이 진짜 예쁘게 올라온다. 근데 이게 진짜찰나임. 5분? 길어야 10분? 그리고 바로 코코넛이 밀고 들어오는데 이게 선크림냄새임. 진짜 태닝오일 바른 백인 여성분들한테서 나는 그코코넛 향이야. 나는 개인적으로 이 단계에서 좀 당황했음 ㅠㅠ... 내가 기대한 건 좀 더 건조하고 우디하게 깔리는 코코넛이었거든
그리고 30분쯤 지나면 자스민이랑 재스민티가 올라오는데 여기서 갈린다진짜 ㅋㅋ 나는 자스민 좋아하는 편인데 이건 좀... 휘발유틱한 느낌이라고해야 하나? 딥디크도손 같은 청초한 자스민 생각하면절대 안 됨. 이건 좀더찐하고 동물적인자스민이라서 호불호 엄청 갈릴 거같아요. 내친구는 "뭐야 이거 할머니 화장대냄새아냐?" 이랬음... 할머니 화장대요... ㅠㅠ
베이스는진짜 오래 간다 이건 인정. 퇴근하고 7시쯤 뿌렸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옷에 남아있었어요. 근데 이게 또문제인게 베이스가 캐시미어우드랑 벤조인이랑 바닐라가 합쳐지면서 엄청따뜻하고 포근한데... 너무 달아. 겨울에는 모르겠는데 지금 같은 간절기에사무실에서 뿌리면 진짜 민폐일거 같아요 당. 실제로 내 자리에서 자꾸 주변 눈치 보게 되더라
재택근무할 때나 주말에혼자 뿌리면서 자아도취하는 용도로 쓰려고 했는데... 그것도쉽지 않을 거 같은 게 이 향수 진짜 사람 가린다. 나처럼 30대 초반이고 평소에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이나 조말론 우드세이지 같은 무난한 거 좋아하는 사람이면이향수 절대데일리로못 써요 ㅎㅎ...
근데도 왜 샀냐고? 그첫 베르가못이 너무 황홀해서... 그리고 병 디자인도 너무 예쁘고... 그리고... 아 몰라 그냥 그날 따라 내가 약했어요 ㅋㅋㅋ 7만원대였는데 세일이라고 현혹됐어요 ㅠㅠ
시그니처 찾는다고 이러는 거 보면 제 인생은 평생이렇게 흘러갈 거 같네요. 다음 달에는 또 무슨 향수에 꽂혀있을지 무서워서 향수 커뮤니티 앱 지울까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누가 저 좀 말려줘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