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나 왜 샀지... 또 시작이다이 느낌. 세일기간도 아니고 그냥 평소처럼 퇴근길에 폰보다가 향수커뮤니티 눈팅했는데 누가 르 파르티시페 파세 리뷰 써놓은 거에 꽂혀서 ㅋㅋㅋ '카라멜' '오리엔탈' 이 두 단어에내 뇌가 그냥 반응을 해버렸당... 내 지갑은 이미 텅장인데말이지...
사실 세르주 루텐은 내 리스트에 항상 있었는데 가격대가 좀 있어서 매번 고민만 하다가끝났거든. 근데 이번에 향수 전문몰에서 할인도 아니고 무슨 적립금 2배 이벤트 하길래 '이 정도면 혜자 아닌가?' 하는 자기합리화 모드 발동. 시향도 안 해보고그냥 질러버렸다 ㅎㅎ... 지금 생각하면 진짜 미친짓이야.
일단도착해서 첫 시향했을 때느낌은... 음. 베르가못이랑 아르테미시아가 확 올라오더라고. 프레시 스파이시 계열이라 초반에는 좀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느낌? 근데 이게 내가 상상했던 그런 달콤한카라멜 오리엔탈이 아니라서 좀 당황했음. 카라멜이메인일줄 알았는데 초반에는 거의 안 느껴지고 오히려후추 같은 스파이시함이 강하게 와서 '어? 이거 맞아?' 싶더라.
그리고 30분 정도 지나니까 본격적으로 카라멜이랑 쿠민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내가 좀 갈렸다 ㅠㅠ. 쿠민 특유의 그 땀내 비슷한 바디 오더 느낌이랑 카라멜의 단내가 섞이니까 묘하게 불쾌하다고 해야 하나? 내 피부에서는 특히쿠민이 과하게 증폭되는 느낌이었어. 회사에서 이거 뿌리고 갔다가 옆자리 대리님이 '오늘좀 더운가?' 이러면서 창문 열길래 진짜식은땀 줄줄 났다 ㅋㅋㅋㅋ. 여름에절대 못 뿌리겠더라.
지속력은진짜미쳤다. 이건 인정. 아침 8시에 두 번 뿌렸는데 저녁 7시 퇴근할 때까지 옷에서 베이스 노트가계속 맴돌더라고. 앰버랑 남은 카라멜이 은은하게 깔리는데이게 좀 나았어. 근데문제는 내가 그 10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거지... 중간에 두통 오진않았는데뭔가 계속 신경 쓰이는 향이랄까. 향 자체가 강렬해서 그런지 집중력도 좀 흐트러지고.
지금은 서랍 깊숙이 넣어뒀다 ㅎㅎ... 가끔 꺼내서 시향지에 뿌려보면 '아 이렇게 매력적인 향인데 왜 내피부에선 저럴까' 싶어서 더슬퍼짐. 딥티크오데썽이나조말론 우드세이지씨솔트처럼 내피부에착 달라붙는 무난한 애들이랑은 결이 완전히 다르더라고. 물론 이 향 자체를 욕하는 건 아니야. 예술성은 루텐이 원탑이라 생각하는데, 다만 나 같은 '데일리로 무난하게뿌리고 다닐시그니처 찾는 직장인'한테는 좀 오버였어 ㅠㅠ.
결론은... 시향 필수다. 진짜루. '카라멜' '오리엔탈' 이런 키워드에 흔들려서 블라인드로 지르면 내 꼴 난다 ㅋㅋㅋ. 특히 쿠민노트 민감한 사람은 꼭 피부 테스트 해보길. 나는 이거때문에 또 한동안 향수 쇼핑몰 눈팅만 하다가 말 거야... 아님 말고또 지르겠지 뭐 ㅎ... 내 시그니처는 언제 찾냐 진짜.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