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시된 크리드의 화이트 앰버를 신세계 백화점에서 시향하고 결국 풀배로 들였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제 수집 인생에서 손꼽히는 실수였습니다. 탑노트에서 과일의 상큼함이 아주 잠깐 스치고 나면 벤조인과 앰버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느끼하고 탁한 화이트 플로럴로 귀결되는데, 이 지점에서 두통이 와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더군요. 자스민이 샌달우드와 만나면서 부드러워지기는커녕 오히려 퀴퀴한 분말감만 강조되고, 드라이다운으로 갈수록 앰버의 끈적임이 코를 계속 때립니다. 환절기에 두 번, 겨울에 한 번 시도해봤지만 매번 같은 반응이라 결국 장식장 구석에 박혀 있네요. 가격 대비 아쉬움이 큰 병이라 디스플레이용으로라도 남겨둘지 고민 중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