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출시작인데 이제야 처음 닿았습니다. 계절이 여름으로 기우는 시점에, 아쿠아틱 계열을 하나쯤 더 컬렉션에 들일까 싶어 시향했죠. 대나무와 배가 열어주는 서두는 의외로 식물성에 가까운 청량감이라 꽤 괜찮았습니다만, 문제는 로터스와 티로 넘어가는 지점부터였네요. 붓는 듯한 수생 플로럴이 오히려 습기를 과잉으로 실어 나르면서, 이게 시원함인지 눅눅함인지 경계가 흐려집니다. 지속력은 여름용 치고 4시간 정도로 무난했으나, 피부에서는 머스크가 예상보다 일찍 올라와 합성 섬유가 막 세탁된 듯한 잔향으로 마무리되더군요. 같은 여름축에 MFK 아쿠아 유니버셜리스 포르테나 에르메스 데르메스 정도의 입체적인 투명함을 기대했기에, 이 정도 텍스처로는 풀배까지 갈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