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쌍스 퀴르 당주는 레더 계열에서 흔히 기대하는 묵직함 기대하고 들이면 첫 시향부터 당황할 거요. 가죽이긴 한데 생가죽도 태닝 레더도 아니고, 엄청 부드러운 파우더리로 한 번 감싸서 가죽 냄새가 직구로 안 꽂혀요. 여기에 미모사가 은근히 끼어들어서 플로럴이 올라오는데, 이게 가죽 특유의 동물성 터치랑 섞이면 은근 몽환적인 텍스처로 변해요. 가을에 쓰기엔 무게감이 부족하고 오히려 환절기 봄날 아침에 더 어울림. 결론은 레더의 원초적 터치보다는 헬무트 랑이 만든 안개 낀 듯한 가죽 이미지에 가까움. 지속력은 중간 이하라 두세 번 덧뿌려야 체감되고, 이 가격 주고 이 지속력이면 차라리 다른 라인 찾아보는 것도 방법임.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