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작년 10월 말쯤 가을 향 알아보다가 향수전문몰 할인하길래 덥석 블라인드샷해버린 티지아나 테렌치 마렘마 계열 플로럴 우디 머스크에 탑노트 베르가못 블랙커런트 자스민 들어간거 보고 묵직한 우디에 베르가못 상큼 + 자스민 은은 조합이면 디올 그리자마냥 ㄱㅊ겟다 싶었음 진짜 안일했다
배송오고 첫시향하던 날 실내에서 뿌렸는데 탑노트 터지는 순간 느낌이 "이거 뭐지" 베르가못이랑 블랙커런트가 동시에 치고 올라오는데 블랙커런트 특유의 쨍하고 과즙많은 시큼달큼함이 베르가못 시트러스랑 합쳐지니까 묘하게 신맛 극대화 됨 거의 초산 수준은 아니고 발사믹 식초에 설탕 탄 느낌에 가까움 상쾌한 시트러스 기대했던 내 잘못임 ㅇㅇ
탑은 15분컷임 생각보다 빠름 이후 자스민이랑 일랑일랑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이게 핵심 문제다 일단 자스민 인돌 확실히 들어감 내 체질이 자스민 인돌에 예민한 편이라 탑에서 넘어갈 때부터 살짝 긴장했는데 역시나 미들 들어가면서 퀴퀴한 그 특유의 꽃썩내가 은근히 깔리기 시작함 여기에 일랑일랑 기름진 달콤함이 합쳐지니까 꽃내음이 아니라 꽃잎 썩힌 발효액 같은 느낌으로 발전 이때부터 두통 오기 시작했고 결국 손목 닦아냄
오크랑 우드는 미들 후반부에 살짝 감지되는데 이게 자스민 인돌이랑 섞이니까 우디라고 하기도 뭐한 묘한 쿰쿰함으로 읽힘 원목이 아니라 젖은 나무껍질 냄새에 가까움 스위트 앰버 베이스로 마무리되는데 앰버가 향을 좀 둥글게 감싸주는 역할은 함 근데 이미 중간에 두통와서 의미없었음
지속력 스펙상으로 EDP급이라는데 체감 6시간 정도 잔향은 10시간 넘게 감지됨 근데 잔향도 그 인돌잔재가 남아서 기분나쁨 피부에선 4시간쯤에 거의 스킨향으로 축소되는데 이때도 옅은 퀴퀴함 유지
부향률 측정은 안했지만 체감으론 중간정도 직경 2미터 안에서는 확실히 인지됨 야외에선 1시간쯤 지나면 바람에 날아가서 ㄱㅊ 근데 실내에선 트랩됨 작은방에서 뿌리면 30분만에 공기가 답답해짐 ㅅㄱ
결론은 자스민 인돌 예민한 사람은 절대 블라인드하지마라 나처럼 피봄 우디 플로럴 머스크인데 우디는 체감 30프로 미만이고 실질적으론 인돌 자스민 + 일랑일랑 + 앰버 조합의 헤비 플로럴이 메인이다 묵직한 가을 우디 기대하고 접근하면 백퍼 역변함 두통 없는 사람한테도 호불호 존나 갈릴거같음 달콤퀴퀴 조합이라 취향 매우 타는 타입 나는 중고로 바로 보냈고 구매가 12만원대였는데 반값에도 처분하기 힘들었음 ㅋㅋ
참고로 출시년도 2013인데 아직까지 단종 안되고 팔리는거 보면 분명 이쪽 취향인 사람들한텐 매력있는 향이긴 할거임 근데 난 아님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