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압구정 갤러리아에서 시향하고 충동구매에 가까운 구매를 했던 향입니다. 베르가못과 리치, 피치로 열리는 첫 인상은 확실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마치 잘 익은 과일을 한입 베어물었을 때 터져 나오는 과즙 같은 싱그러움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이 향의 문제는 중후반부에 있습니다. 자스민과 오렌지 블로섬, 피오니가 올라오면서 흔한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의 단골 손님 같은 얼굴을 하고 말더군요. '나르코틱'이라는 작명이 무색할 정도로 자극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무난함에서 오는 지루함이 느껴졌습니다. 지속력은 7시간 정도로 나쁘지 않았으나, 잔향마저 평범해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병이 되었습니다. 여름 오피스용으로는 나쁘지 않겠지만, 컬렉션 한켠에 꽂힌 320,000원의 정당성을 찾기엔 아직 부족하네요.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