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동료 선생님께서 본인이 쓰시던 라티장 퍼퓨머 향을 선물해 주셔서 며칠 전 착용해 보았습니다. 처음 뿌렸을 때 올라오는 캐러웨이와 스타 아니스의 조합은 묘하게 약재상 같은 구석이 있어서 오히려 흥미로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향의 본심이 슬슬 드러나더군요. 파출리 특유의 묵직하고 축축한 흙 냄새가 아이리스의 파우더리함과 만나니,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텁텁하게 느껴졌습니다. 계절이 조금만 더 쌀쌀했다면 다르게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한낮 기온이 남아 있는 10월 초 교실에서 이 향은 저 자신에게조차 부담스러웠습니다. 오스만투스나 화이트 머스크의 부드러운 결을 기대했는데, 제 피부에서는 우디와 어시 계열의 어두운 면만 두드러져서 결국 점심 시간에 겉옷을 벗어 사물함에 넣어둬야 했네요. 파출리가 중심이 되는 향은 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금 확인한 하루였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