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출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인데, 지금 시향해 보니 오히려 시대를 앞서간 구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가못과 그린 노트가 톱에서 상쾌하게 열리는데, 흔한 풀잎 계열이 아니라 쐐기풀 꽃 특유의 약간 쌉싸름한 아로마틱함이 섞여 있어 꽤 지적이네요. 미들로 넘어가면서 시클라멘과 오키드, 스위트피가 겹겹이 피어나는데 파우더리하지 않고 수분감 있는 플로럴이라 여름 오피스에도 무리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다만 드라이다운에서 오키드가 예상보다 묵직하게 남아서 지속력은 5시간 정도, 완전한 그린으로 마무리되길 바랐던 저로서는 살짝 아쉬운 지점이었네요. 8년 전 중고장터에서 겨우 풀배 구했는데 당분간은 시장에 잘 안 나올 겁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