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노트가 중심이라는 소개와 달리, 제 코에는 오프닝부터 베르가못과 카시스가 치고 올라오는 그린 노트가 훨씬 강하게 박혔습니다. 여기까지는 현대적인 플로럴 그린으로 꽤 산뜻하다고 느꼈는데, 문제는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찾아온 파우더리와 바닐라의 무게감이었어요. 가드니아와 은방울꽃이 이끌어야 할 로즈의 중심이 바닐라의 단맛과 파우더리함에 잠식당하면서, 마치 오래된 화장품 냄새로 변질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08년에 출시된 향수 특유의 묵직한 베이스가 2025년 현재의 코에는 상당히 부담스럽게 다가왔고, 결국 두통이 와서 손목을 씻어내야 했습니다. 수집용으로도, 실착용으로도 저에게는 명확한 실패담으로 남을 향이네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