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출시 당시 백화점에서 테스트하고 충동 구매에 가까운 결정을 내렸던 향수입니다. 라벤더와 시트러스로 시작하는 첫 인상은 분명 산뜻한데, 문제는 오렌지 블로섬이 개입하면서부터입니다. 화이트 플로럴이 우디 베이스와 만나 무언가 비누 냄새에 가까운 인공적인 청결함으로 치닫더군요. 시더와 파출리가 가을에 어울리는 묵직함을 줄 법도 한데, 이 향수는 끝까지 묵직해지지 않고 애매한 중간 톤에서 맴돕니다. 드라이 다운까지 가보면 잔향은 얌전한데, 정작 '이 향수를 다시 뿌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게 이 병의 현주소네요. 60병 넘는 컬렉션 중에서 지난 5년간 거의 손이 가지 않은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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