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출시 당시 면세점에서 테스트하고 한참을 고민하다 들였던 향인데, 최근에 중고 장터에서 미개봉 구품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바로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받아서 뿌려보니 프리지아와 은방울꽃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비눗물 같은 플로럴이 제 기억보다 훨씬 강하게 올라오고, 베르가못과 자몽으로 포장된 시트러스는 10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흩어지더군요. 30대 후반 지금의 피부에선 로터스 특유의 묽고 차가운 수생향만 덩그러니 남아서, 결국 아내에게 넘겼습니다. 향수는 시간을 비켜가지 못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네요. 구품 미개봉이라도 변질을 완전히 피할 순 없는 모양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