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을 견딜 아쿠아틱을 물색하다가 10년도 더 지난 조르지오 아르마니 다이아몬즈 썸머 프레쉬를 굳이 다시 꺼내 본 건 순전히 '카카오' 노트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인 아쿠아틱에 카카오라니, 이 무더운 계절에 어떤 식으로든 변주를 주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가 있었죠.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한 탐색이었습니다. 처음 분사했을 때 올라오는 워터리 노트와 바다 노트는 합성감이 상당히 두드러져서, 자연스러운 해양의 서늘함보다는 2010년대 초반 남성 향수에서 흔히 느껴지던 인공적인 청량제 같은 인상을 먼저 줍니다. 그리고 문제의 카카오는 시더와 뒤섞이며 시원함을 보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전체적인 톤을 탁하게 만들었어요. 마치 에어컨 바람을 쐬며 초콜릿을 먹는 상황과 비슷해서, 두 어코드가 서로를 살리지 못하고 각자 따로 놉니다. 이 가격대면 훨씬 정돈된 미니멀 아쿠아틱을 구할 수 있는 시대라 더욱 아쉬웠네요.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