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로 4만 원대에 들여온 아르마프 클럽 드 누이 블루 아이코닉입니다. 블루 드 샤넬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외 후기들에 솔깃해서 큰 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그 기대조차 충족되지 못했습니다. 오프닝에서 자몽과 레몬이 톡 쏘는 듯싶다가 코리앤더 특유의 금속성 허브향이 곧바로 덮어버리는데, 이게 인위적인 합성감을 상당히 오래 끌고 가네요. 30분쯤 지나면 민트와 진저 덕에 그나마 숨통이 트이지만, 제 피부에서는 핑크페퍼가 과하게 올라와서 오히려 가볍게 스친 것만으로도 미간이 찌푸려지는 두통을 동반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오후 시내 외근 나갈 때 두 번 뿌려보고는 결국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풀배로 소장하는 건 단연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가까운 지인에게 무상으로 넘긴 몇 안 되는 병 중 하나입니다. 결론은 제게 있어 이 가격의 시트러스 프레시 스파이시라면 차라리 병을 비우지 않기로 마음먹는 편이 낫다는 쪽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