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때인 만큼 시트러스나 아쿠아 계열을 찾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저도 더위를 많이 타서 한여름에는 오드 미누를 거의 손에 쥐고 살다시피 합니다만, 올해는 마음 한구석에 아로마틱에 대한 갈증이 남아서 견본부터 몇 개 들였습니다. 티지아나 테렌치의 이드나는 그중에서도 '이거 되겠다' 싶었던 케이스인데,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카다멈이 올라오는 탑노트는 꽤 시원하고 지적인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카모마일과 아르테미시아, 여기에 솔잎처럼 날카로운 파인과 레진이 뒤섞이면서부터 제 피부에서는 어성초를 달인 약탕기 냄새로 변해버렸습니다. 허브티를 마시는 듯한 편안함을 기대했는데, 탕약을 뒤집어쓴 기분이 들어서 곤란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