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캔으로 토바코바닐 몇 번 굴려보다 결국 풀배를 들였습니다. 그 이유를 적어둡니다.
토바코바닐은 담뱃잎으로 열리는데 그 위로 바닐라랑 카카오, 통카빈이 깔립니다. 베이스로 가면 말린 과일이랑 우디 노트가 받쳐주는 구성이라 달고 파우더리하면서 스파이시한 향이에요. 어코드 자체가 카카오에 프루티, 스위트라서 무게가 상당합니다.
문제는 이 향의 핵심인 바닐라랑 통카빈 계열이 소분 용기에서 산소랑 빛에 약하다는 겁니다. 디캔으로 받으면 처음 한두 달은 풀배랑 거의 똑같습니다. 그런데 5ml 정도를 두세 달 끼고 다니다 보면 톱의 스파이시가 먼저 날아가고 드라이다운의 단내가 묽어집니다. 같은 배치를 풀배로 들고 옆에 두고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히 납니다.
디캔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토바코바닐처럼 베이스가 무거운 오리엔탈은 풀배 병의 밀폐가 향 보존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가볍게 시향만 할 거면 디캔으로 충분하지만, 데일리로 길게 쓸 향이면 풀배가 결국 이득입니다. 저는 겨울 한 시즌 쓰고 다음 겨울에 열어도 변함 없는 걸 확인했습니다 :)
이 글에서 언급된 향수